눈을 떠보니 나무로 만든 집 안이었다. 오른손을 올려 허공에 무언가를 두드리는 듯이 움직였다. 눈앞에 반투명한 창이 나타났다.
스테이터스 창이다. 이름과 체력, 그리고 베라카(Berachah)라는 마력수치가 표시되어 있다. 베다는 스테이터스 창 옆에 있는 인벤토리 창을 열었다. 그리고 실망스러운 한숨을 내쉬었다.
이 세계<월드 호라이즌>에는 ‘전승’이라는 시스템이 있다. 이것은 대격변 이전의 플레이어들에게 주어지는 특전의 일종이다. 대격변 이전의 어빌리티 데이터 일부를 대격변 이후에 새로 만드는 캐릭터에게 주는 것이다. 또한 이 세계에서 이전의 캐릭터와 어느 정도의 연관성을 가진 스토리도 준비되어 있으며 독자적인 전승 퀘스트를 통하여 그것을 즐길 수 있다. 물론 전승을 포기한다면 이런 특혜를 받을 수 없겠지만 대다수의 플레이어들은 전승 퀘스트에 상당한 매력을 느끼기 때문에 전승을 선택했다.
또한 계승을 선택할 경우 또 다른 특혜가 주어지는데 이것은 아이템의 전승과 계승 거점이다.
아이템의 계승은 스토리상으로 스승이나 부모가 남긴 물건이다. 일반적으로 이전의 캐릭터가 가진 상급 아이템일 경우가 많았다. 여기에는 상당히 유용한 아이템이 나오기도 하지만 지금 상황에 전혀 쓸모가 없는, 통칭 꽝이 걸리기도 한다.
베다가 전승받은 아이템은 <라이쥬(雷獸)의 오른쪽 앞발뼈>였다. 상급 재료 아이템이자 가공을 하지 않아도 메이스나 완드처럼 사용할 수 있는 아이템이었다. 거기에 물리공격에는 전격효과 추가, 마법공격의 경우 1위계 상승효과라는 훌륭한 옵션이 붙어 있다. 하지만 이 옵션이라는 것은 한 가지 함정이 있었다. 아이템의 설명에 보면 「라이쥬의 팔꿈치에서 발톱까지 붙은 다리뼈이다. 번개를 뿜어내는 라이쥬의 뼈는 계속해서 전기를 뿜어낸다. 5위계 이상 전격 저항 어빌리티가 없다면 감전 될 것이다.」라고 나와 있었다. 그렇다. 물리 공격에 전격 효과 추가라는 것은 어디까지나 뼈 자체가 전기를 뿜어내는 것이고 전격계열 마법의 1위계 상승효과도 방전하는 전기를 마법에 덧씌워서 내는 것이다. 거기다 막 시작한 베다의 능력으로는 도저히 사용하지 못할 물건이었다.
베다는 인벤토리 창을 닫아버렸다. 이 물건에 대해서는 생각하기도 싫었다.
베다는 일단 집안을 돌아다녀 보기로 했다.
계승을 선택할 경우에 얻는 두 번째 특혜는 바로 이 계승 거점이다. 일단 거점이라고 하는 것은 ‘어떤 활동의 근거가 되는 중요한 지점’이라는 의미를 가진 말이다. 하지만 이 세계에서는 캐릭터가 소유한 부동산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퀘스트에 대한 보상이나 구입을 통하여 얻을 수 있지만 계승을 할 경우에는 거의 확실하게 거점을 얻을 수 있었다. 이 경우에도 취득 조건이 있는데 기존의 케릭터가 거점을 가지고 있지 않아야 하며 마지막으로 들어간 마을에 거점을 얻게 된다. 또한 마을 사람들과의 친밀도와 인지도에 따라 거점의 질이 달라진다. 즉 해당 마을과의 관계에 따라 집의 형태가 정해진다. 무난한 플레이를 했다면 평범한 집을 얻을 수 있지만 돈이 없다거나 하면 집의 질이 낮아지고 범죄를 저질렀다고 한다면 감옥의 방 하나를 거점으로 주어질 수도 있다고 한다.
베다가 있는 집도 계승 거점이다. 계승 했을 때 시작하는 장소는 무조건 계승거점으로 시작하기 때문이다. 베다의 경우 부엌이 달린 거실과 방 2개가 달린 집이다. 이정도면 무난하다고 볼 수 있었다.
전승 아이템은 꽝이었지만 계승 거점은 무난하다. 거기다가 의외로 이 거점에는 소모품들이 많았다. 초반에 돈이 빠져나가는 것은 어느 정도 막은 것 샘이다.
베다는 짐을 챙겨 거리로 나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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